수술밖에 없다는 말이 무서운 이유

수술 기준과 대안 정리. 비수술로도 수술만큼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동규 원장·읽는 시간 10분

"수술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검사 결과를 보니, 수술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진료실에서 이 한마디를 들은 환자분들의 표정. 저는 그 순간을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막막함, 두려움, 그리고 '정말 그럴 수밖에 없는 걸까'라는 의문.

어깨 수술. 결코 가볍게 결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전신마취를 해야 하고, 수술 후 4~6주간 보조기를 착용해야 하며, 그 이후에도 몇 달에 걸친 재활운동이 필요합니다. 직장인이라면 최소 한 달 이상 업무에 지장이 생기고, 주부라면 집안일을 누군가에게 맡겨야 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수술밖에 없다"는 말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합니다.

그런데 정말, 수술밖에 방법이 없는 걸까요?

대부분의 정형외과에서 제시하는 치료 옵션

일반적으로 어깨 통증으로 정형외과를 방문하면, 다음과 같은 치료를 제안받습니다.

보존적 치료:

  • 주사치료 (스테로이드, DNA/PDRN 등)
  • 도수치료
  • 충격파치료
  • 재활운동치료

수술적 치료:

  • 관절경 수술

대부분의 병원에서 환자에게 제시하는 치료 제안은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일단 주사 맞고 물리치료 받아보세요. 그래도 안 되면 수술하셔야 합니다.

이것이 가장 흔하게 듣는 말입니다.

그 사이에 있는 '빈 공간'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주사/도수/충격파/재활과 관절경 수술 사이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걸까요?

사실, 그 사이에는 훨씬 더 많은 비수술적 치료 옵션들이 존재합니다.

  • 축소봉합술 (회전근개 부분파열)
  • 석회분쇄흡입술 (석회성건염)
  • 인대조직재생주사 (4세대 복합 주사)
  • 콜라겐 패치(리제네텐)
  • 골수자극 줄기세포 재생술
  • 관절수액팽창술 (오십견)

이러한 최신 비수술적 치료들은 기존의 단순 주사치료보다 한 단계 발전한 방식이면서, 수술만큼의 침습 없이도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모든 병원이 이러한 치료 옵션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수술의 현실: 알고 결정하셔야 합니다

수술을 고려하고 계신다면, 수술이 어떤 과정인지, 그리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충분히 아신 후에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1. 전신마취와 수술의 침습성

어깨 관절경 수술은 전신마취 하에 이루어집니다. 어깨 관절 내부에 카메라(관절경)와 수술 기구를 삽입하기 위해 피부에 여러 개의 구멍(포털)을 뚫습니다.

수술 중에는 관절 내부를 잘 보기 위해 생리식염수를 대량으로 주입하여 관절을 부풀립니다. 이로 인해 수술 후 어깨 주변 조직이 붓고,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보조기 착용: 4~6주

수술 후에는 봉합한 힘줄이 뼈에 다시 붙을 때까지 어깨를 보호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4~6주간 보조기(외전 보조기)를 착용합니다.

보조기를 착용하면 어깨 관절의 움직임이 극도로 제한됩니다. 옷을 갈아입는 것, 세수하는 것, 식사하는 것 모두 한 손으로 해야 합니다. 운전도 불가능합니다.

3. 관절 구축(굳음)의 위험

어깨 관절은 움직이지 않으면 굳습니다. 4~6주간 보조기를 착용하면서 움직임이 제한되면, 관절낭이 유착되고 관절가동범위가 줄어드는 '구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CPM(Continuous Passive Motion, 지속적 수동 운동) 기기를 이용한 물리치료를 시행하지만, 보조기 착용 상태에서는 움직임이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구축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4. 필수적인 재활운동

보조기를 제거한 후에도 끝이 아닙니다.

수술 후 굳어진 관절의 가동범위를 회복하고, 약해진 근력을 되찾기 위해 수개월에 걸친 재활운동이 필수적입니다.

  • 1단계: 관절가동범위 회복 (수동 운동)
  • 2단계: 근력 강화 (능동 운동)
  • 3단계: 기능 회복 및 스포츠 복귀

재활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수술을 했더라도 어깨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5. 수술 후 재파열의 위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수술을 했다고 해서 100% 성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BMC Musculoskeletal Disorders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2021)에 따르면, 회전근개 수술 후 재파열률은 10%에서 최대 94%까지 보고되고 있습니다.¹

PMC에 발표된 종설(2021)에서도, 회전근개 봉합술 후 재파열은 13%에서 94% 사이로 보고되며, 다양한 위험 요인들이 재파열률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습니다.²

특히:

  • 파열 크기가 클수록
  • 환자 나이가 많을수록
  • 힘줄의 질(quality)이 나쁠수록
  • 근육의 위축과 지방변성이 심할수록

재파열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즉, 수술이 항상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수술은 언제 필요한가?

수술의 단점만 말씀드린 것은 아닙니다.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비수술적 치료보다 수술적 치료가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수술이 불가피한 케이스

1. 대형/광범위 전층파열 + 근위축/지방변성

회전근개가 완전히 끊어진(전층파열) 상태에서, 시간이 오래 지나 힘줄이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고(퇴축), 근육이 지방으로 변한(지방변성) 경우. 이 경우 힘줄의 재생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어, 비수술적 치료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2. 급성 외상성 전층파열 (젊은 환자)

넘어지거나 사고로 인해 갑자기 힘줄이 완전히 끊어진 경우, 특히 젊고 활동적인 환자에서는 조기에 수술적 봉합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3. 어깨 불안정성/반복 탈구 (방카르트 병변)

어깨가 반복적으로 빠지는(탈구) 경우, 관절와순(Labrum)의 손상이 동반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구조적 안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수술이 필요합니다.

4. 골 결손이 동반된 불안정성

탈구가 반복되면서 뼈까지 손상(Hill-Sachs 병변, 관절와 결손)된 경우, 뼈를 이식하거나 보강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5. 75세 이상 고령에서의 거대 파열

힘줄 봉합이 어려울 정도로 파열이 크고, 관절염까지 동반된 경우에는 힘줄 봉합 대신 역행성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비수술로 충분한 케이스

반대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수술에 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1. 회전근개 부분파열

힘줄이 완전히 끊어진 것이 아니라 일부만 손상된 경우. 축소봉합술, 인대재생주사, 콜라겐 패치 등의 비수술적 치료로 충분히 치료 가능합니다.

2. 석회성건염

석회분쇄흡입술로 석회를 직접 제거할 수 있습니다. 관절경 수술 없이도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3. 소형/중형 전층파열 (조기 발견)

전층파열이라도 파열 크기가 작고, 근위축/지방변성이 없는 초기 상태라면,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4. 오십견(유착성관절낭염)

오십견은 기본적으로 비수술적 치료가 우선입니다. 관절수액팽창술, 주사치료, 물리치료, 스트레칭으로 대부분 호전됩니다.

5. 활동량이 적은 고령 환자의 전층파열

65세 이상이면서 활동 요구량이 높지 않은 경우, 전층파열이 있더라도 비수술적 치료와 재활만으로 일상생활에 지장 없는 수준까지 회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술 vs 비수술: 비교 테이블

구분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비수술로 충분한 경우
파열 유형대형/광범위 전층파열부분파열, 소형 전층파열
근육 상태근위축, 지방변성 동반근육 상태 양호
발생 원인급성 외상 (젊은 환자)퇴행성, 만성
동반 손상골 결손, 탈구단독 힘줄 손상
활동 요구스포츠 선수, 고강도 노동일상생활 수준
이전 치료비수술 치료 실패최신 비수술 치료 미시행

비수술적 치료 vs 수술적 치료: 논문 근거

비수술로도 정말 수술만큼의 효과가 있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논문에서 찾아보겠습니다.

Journal of Shoulder and Elbow Surgery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2021)에 따르면, 회전근개 파열의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를 비교한 결과:

  • 초기(단기)에는 비수술적 치료군이 더 빠르게 호전되는 경향
  • 장기적으로는 수술군이 약간 더 나은 결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음
  • 그러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연구들도 다수 존재³

즉, 적절한 적응증에서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면, 수술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수술적 치료의 장점

비수술적 치료가 가지는 명확한 장점들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1. 최소 침습

피부 절개가 최소화되거나 없습니다. 바늘 구멍 정도의 흔적만 남습니다.

2. 전신마취 불필요

국소마취 또는 신경차단마취로 가능합니다. 전신마취의 위험을 피할 수 있습니다.

3. 보조기 착용 불필요

대부분의 비수술적 시술은 보조기 착용이 필요 없습니다. 시술 당일부터 어깨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4. 즉시 일상생활 복귀

입원이 필요 없고, 시술 후 바로 귀가 가능합니다.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5. 관절 구축 위험 없음

보조기로 고정하지 않기 때문에, 관절이 굳을 위험이 없습니다.

6. 별도 재활 비용/시간 최소화

수술처럼 수개월에 걸친 재활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간단한 자가 운동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복합 치료의 시너지 효과

비수술적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여러 비수술적 치료를 병합하여 시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 인대재생주사 + 미세전류치료: 재생 성분 공급 + 재생 환경 최적화
  • 축소봉합술 + 재활운동: 구조적 복원 + 기능 강화
  • 석회분쇄흡입술 + 인대재생주사: 석회 제거 + 손상된 힘줄 치유
  • 관절수액팽창술 + 스트레칭: 유착 해소 + 가동범위 회복

단일 치료보다 2~3개의 치료를 병합하면, 각 치료의 장점이 시너지를 이루어 치료 효과가 배가될 수 있습니다.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수술밖에 없다"는 말을 들으셨다면, 수술을 결정하시기 전에 다음을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1. 정확한 진단을 받으셨나요?

MRI 판독 결과가 정확한지, 파열의 위치와 크기, 근육 상태가 명확히 평가되었는지 확인하세요.

2. 최신 비수술적 치료 옵션을 검토하셨나요?

단순 주사치료나 물리치료만 받아보신 것은 아닌지, 축소봉합술, 석회분쇄흡입술 같은 최신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병원에서 상담을 받아보셨는지 확인하세요.

3. 수술이 불가피한 적응증에 해당하시나요?

위에서 설명드린 "수술이 불가피한 케이스"에 본인이 해당하는지 확인하세요.

4. 수술의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셨나요?

보조기 착용 기간, 재활 기간, 재파열 위험 등 수술 후 과정을 충분히 이해하신 후 결정하세요.

이 장의 핵심

수술밖에 없다"는 말, 정말 그럴까요?

  • 수술 후 재파열률: 10~94%
  • 수술 후 보조기 착용: 4~6주
  • 수술 후 재활 기간: 수개월

비수술적 치료의 장점:

  • 전신마취 X, 보조기 X, 입원 X
  • 즉시 일상복귀, 관절구축 X
  • 복합 치료로 효과 극대화

적절한 적응증에서는 비수술로도 충분합니다.

참고문헌

임상 근거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 회전근개 봉합수술 후 재파열률은 최소 10%에서 최대 94%에 달합니다. 파열 크기, 나이, 힘줄 질, 근위축·지방변성 정도에 따라 차이가 크며, '수술 = 완치'라는 인식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줍니다.

Longo UG, et al. Retear rates after rotator cuff surgery: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MC Musculoskelet Disord. 2021. PMID 34465332

임상 근거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 비수술 치료군은 초기에 수술군보다 더 빠른 기능 회복을 보였으며, 장기적으로 수술과 비수술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연구가 다수입니다. 적절한 환자 선택 시 비수술 치료가 충분히 유효합니다.

Ryösä A, et al. Rotator cuff repair vs. nonoperative treatment: a systematic review with meta-analysis. J Shoulder Elbow Surg. 2021. PMID 3402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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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석사 · 정형외과 전문의 · IBSE 인증 · 특허 4건

수술 전문의 출신 비수술 전문의. 어깨 수술의 한계를 직접 경험하고, 비수술 치료의 가능성을 넓히기 위해 플래티넘의원을 설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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